취리히에서 12시 반쯤 기차를 타고 밀라노 역에서 환승하여 로마 테르미니에 도착하니 저녁 8시 30분이 넘었지만, 8월 저녁의 로마는 후텁찌근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내일의 여행 계획을 세워본다. 두번째 로마여행이다. 처음 패키지로 로마를 왔을 때 왠만한 관광지는 모두 돌아다녔었다. 많은 미술관과 건축물에 흠뻑 매료되었던 첫 로마 방문이 아직도 떠오른다. 이번 여행에는 그냥 마음 가는데로 움직였다. 특히나 섭씨 37~38 도를 오르내리는 로마의 화끈한 더위와 그 더위의 와중에 같은 모양의 모자를 쓴 미국인 관광객들의 무리가 어딜가나 바글바글했다. 지하철은 서울의 출근길 처럼 탑승객이 많았다. 힘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로마에 온 것이 아닌가? 그냥 가보고 싶은 곳만 가보자라고 생각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