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달팽이 식당
지은이 오가와 이토
옮긴이 : 권남희
출판사 : (주) 미래엔
초판 발행일 : 2010년 1월

요즘엔 하루에 한손님만 받는 오마카세 식당이 많아 졌다. 그런데, 이책이 나올 무렵인 2010년 경에도 그랬었나?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때는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달팽이 식당은 일명 오마카세 레스토랑 이야기라고 할 수 도 있지만, 사실은 힘들고 지친 인생을 성장시키는 맛있고 따뜻한 이야기이다.
갑자기 자신의 전부였던 것들을 잃고, 특히나, 나의 사람을 잃었을 때는 신뢰감마저 무너지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다치게 된다. 그 결과 심지어 말을 하는 것초자 쉽지 않은 주인공 링고가 고향에 내려와 달팽이 식당이라는 작은 레스토랑을 열고, 그 곳에서 이웃과 사람들 각자의 상처와 사연에 맞는 식사를 제공하면서 힐링을 선사해 가는 엉뚱하지만, 달콤 새콤한 소설이다. 책을 읽는 동안 새로운 흥미가 유발되어, 끝까지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의 재미는 다양한 음식과 그들의 사연을 통해서 나도 힐링이 되고, 먹고 싶은 음식들의 레시피가 깨알같이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엄마와의 미묘한 관계도 함께 하는 시간과 도움속에서 서서히 풀려가지만, 여전히 미스터리한 것이 일본 소설 특유의 느낌을 준다. 아무튼 일본 작가와 한국 작가의 글의 분위기는 매우 다르다. 아니 어쩌면 권남희라는 번역작가의 능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따뜻하고 맛있는 소설을 한숨에 읽을 수 있었다.

도시로 오고 나서 나는 할머니 집에서 하숙을 했다. 열고 닫기가 매끄럽지 않은 미닫이문을 덜그럭 열면서 "다녀왔습니다." 외치며 들어가면, 부엌에 서서 일하던 할머니가 온화하게 웃는 얼굴로 반겨주었다.
( 본문 11 페이지 중에서 인용 )
마침 사과가 제철이어서, 구마 씨가 집 뜰에서 농약을 쓰지 않고 키우는 새콘달콤한 사과를 얻어 그걸로 효모를 만들었다. 밤에 자기 전에 반죽 작업까지 끝내 놓고, 날이 새자마자 일어나서 작은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모양을 만들어 오븐에 굽는다. 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빵 굽는 걸 놓아하는 편이어서 하루 생활의 리듬에 맞추기만 하면 그리 힘들지는 않다. ( 본문 52 페이지 중에서 인용 )

고민 끝에 떠오른 것은 요리로 희로애락을 표현한 듯한 단 음식은 제대로 달고, 매운 음식은 제대로 맵고, 그러니까 강약의 장단이 있는 자극적인 맛의 메뉴였다. 분명 할머니가 지금까지 먹어본 적 이 없을 음식들. 나는 할머니 속의 가사 상태가 된 세포들을 자명종 소리처럼 다시 깨워서 활동하게 하는 요리를 만들기로 했다. ( 본문 84 페이지 중에서 인용 )
이건 가족이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개시한 후 에 안 것이지만, 할아버지는 치매기가 조금이 아니라 많이 있었다. 부인이 그 사실을 숨기고 싶어 했던 기분도 이해가 갔다. 어린이 런치를 먹고 싶어 한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주빈인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어린이 런치를 앞에 내려놓자,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대로 격렬한 속도로 자기 입에 음식을 밀어 넣었다. ( 본문 130,131 페이지 중에서 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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