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는 어디를 가나 음식 인심이 넘쳐난다. 그런데 여수는 음식 인심도 좋지만, 사람들의 정도 많은 것 같다. 방문하는 식당이나 카페 사장님들의 말한마디가 따뜻한 마음을 전해 준다. 그리고 서울에서 비싼 주차비에 시달리다 보니, 기본적으로 2시간 정도는 무료 주차가 대부분인 여수의 모처를 방문하면서 감동을 받았다. 처음 온 여수인데, 금방 정이 든다.
둘째날인 오늘은 향일암에 가보기로 하였다. 걸어올라가는 길도 좋지만, 암자앞에서 보이는 탁트인 바다가 인상적인 곳이다. 향일암이라는 명칭은 금오산의 기암절벽 사이에 울창한 동백이 남해의 일출과 어우러져 절경을 빚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659년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 후에 몇번의 개칭을 거치다가, 조선시대에 이르러 1715년에 인묵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암자를 옮기고 향일암이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해를 향한다'는 사찰 이름답게 일출 명소로 관광객이 많다. 다만 워낙 깊은 오지에 있어 유명한 관광지임에도 도로의 운전 난이도가 상당하다.
차를 주차하고나서도 암자까지 약 15분 정도 걸어가는데, 숨이 헐떡 거리면서 마치 등산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울창한 나무들 사이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절경과 기이하게 생긴 바위들의 모습이 너무 좋다. 신기하다. 이 바위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기어올라왔지? 아니면, 수천년 세월이 만들어낸 조각품인가? 신기한 암자이다. 신기한 바위들사이로 푸른 바다를 한없이 내려다보다가 시간이 휙 흘러가 버렸다.
암자를 다시 내려와서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갓김치 가게가 즐비하다. 언덕위의 집들이 아기자기 한게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에 올라갈 때의 숨가뿜이 느껴진다. 갓김치도 사들고 다시 고고씽. 점심을 먹으러 오던길을 돌아갔다. 어렵게 검색을하여 긴가민가 하면서 수평선이라는 횟집에 가보았다. 바닷가 외딴 길에 있는 정말 작은 횟집인데,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근래에 진짜 맛있게 먹은 가성비도 좋은 횟집이다. 무채를 잔뜩 깔거나 예쁜 돌위에 올려져 있는 횟집의 접시에 익숙해져 있는 나에게는 접시 수북히 쌓아 주는 쫄깃한 회 접시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몇년전 양산의 횟집에서 먹었던 회가 다시 떠오른다. 역시 남도의 회 인심은 무한정이다.
아쉽지만, 다시 돌아가는 길에 돌산읍 평사리에 이르니 작으마한 해변이다. 예사롭지 않게도 몽돌 해변이었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이름은 무슬목 해수욕장이다. 몽돌 해변에서 수영을 하면 어떨까? 한여름 모래사장도 뜨거울 때는 발을 디딪기 어려운데 뜨거운 돌이라니. 그 감각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순신광장 근처에서 볼 수 있었던 여수 딸기 찹쌀떡 맛집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맛있는 디저트에 커피도 한잔 해보자. 서서히 오후가 저물어 간다. 다시 긴시간 드라이브를 하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너무너무 아쉬운 귀향길이다. 시간을 좀 더 내어 여수를 구석구석 즐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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