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지은이 : 장석주
출판사 : 문학세계사
초판발행일 : 2016년 7월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말이다. 사실 어릴 적에는 화려한 것들을 동경한 떄도 있었지만, 살면서 점점 단순미를 알게 되었다. 무언가 일이 잘 안풀릴 때는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들여다 보는 것이 빠른 해결책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마구 늘어놓은 집보다는 깔끔하고 단촐한 집이 좋아보였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좋아보였던 이유를 저자는 알려준다. 왜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가 하면, 그 이유는 물질에 몸과 마음이 매이지 않아야만, 비로소 인생과 그 본질적 가치에 집중할 수 있기 떄문이라고 말이다. 소유하는 것이 존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백프로 공감한다. 단순한 삶을 추구 할 때 우리는 비로소 나 자신의 가치를 만나고, 삶의 본질을 찾아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1장
시골에서 단순한 삶을 영위하면서 알게된 단순한 삶의 본질에 대하여 작가는 그 특유의 아름다운 문체로 이야기한다. 같은 이야기라도 시인이 쓰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시인의 행적처럼 나도 단순하고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면서 삶의 본질과 정수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자라게 된다.

내 실수는 평범한 것, 즉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 이 시간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 레프 톨스토이, 1828-1910 ) 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 본문 41 페이지 중에서 인용 )
작은 것을 추구하라! 그게 실패에서 얻은 귀중한 지혜다. 작은 것을 추구하는 것은 일이나 조직에서 잉여를 덜어내고 최적화된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작은 것의 심미적 실현이 곧 자발적 가난의 윈칙을 따르는 삶이다. 작은 집에서 최소한도의 물건들을 소유하고 단순하게, 적게 먹으며 사는 삶이다.
( 본문 49 페이지 중에서 인용 )
2장
과거에는 어떻게 소비하는 삶을 살았을까? 우리는 이미 산업혁명 이후에 대량생산 시대에 태어났고, 그래서 당연히 소비예찬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물건들을 대량생산 해서 내보내고 있고, 우리는 마케팅을 통해서 더 화려하게 살고 소비를 해야만 행복하다는 가스라이팅을 당한다. 따라서 누구나 어느정도는 소비 압박을 받고 살아가게 된다. 나도 그렇다. 나도 시인처럼 나름 미니멀리스트에 단순한 삶을 추구하지만, 매스 미디어에 항상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다시금 소비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다시 단순한 삶을 생각하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 우리들에게 장석주 시인은 알려주고 있다. 진정한 행복은 단순한 삶과 적게 소유하는데서 온다고.
단순하게, 더욱 단순하게.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며 살자. 물질이 아니라 인생을 위해, 더 중요한 가치들에 집중하기 위해 낭비 없이 살자. 낭비 없이 살 때 미니멀리스트로 사는 방식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미니멀리스트는 더 적게 소비하고 더 많은 것을 창조하도록 이끈다. ( 본문 85 페이지 중에서 인용 )

오늘 아침 차를 마시고, 마당을 어슬렁거리며, 새들이 명랑하게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누리에 햇빛은 빛나고, 영산홍 꽃망울은 도톰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산홍 꽃들이 만개 하리라. 내게는 지금 당장 조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도 없고, 어디론가 급히 가봐야할 데도 없다. 나는 한가로운데 그 한가로움 속으로 심심함이 괸다. 나는 그 심심함이 좋다. 깊은 심심함을 두고 한 철학자는 경험의 알을 품고 있는 꿈의 새라고 했다지. 심심함이 내 삶을 부드러운 천처럼 감싼다. ( 본문 90 페이지 중에서 인용 )
일을 한다는 것. 사람은 관여, 상호작용, 소통, 반응, 해결하는 것으로 제 능력치를 드러내는데, 그걸 뭉뚱그려 '일'이라고 부른다. 일은 좋은 삶의 으뜸 조건이다. 사람은 일을 함으로써 사회와 연계되고, 제가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을 가지며, 수고와 노동을 봉급으로 교환하며 가족 부양에 필요한 돈을 번다. 다만 부와 명예를 구하려고 일하지는 않는다. 일을 선택할 때 보람과 의미, 재미와 기쁨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의미있는 일은 자아 성장의 계기를 만들고, 삶에 보람과 기쁨을 보탠다. 일은 내가 어떤 존재이고, 얼마나 가치있는가를 말해준다.
( 본문 95 페이지 중에서 인용 )
먹는 즐거움이 인생의 지복임을 어찌 부정하랴. 두툼하게 썬 민어회, 부드러운 두부탕수, 김칠맛 나는 동파육, 기름진 민물장어 구이, 목포의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맛본 삼합 등등을 상상하면 입안 혀뿌리 아래에 군침이 괸다. 이 별식들의 풍미가 오감에 일으키는 놀라운 행복을 어떻게 말로 다하랴! ( 본문 107 페이지 중에서 인용 )

더 살맛나는 삶을 누리는 방법은 뜻밖에도 단순하다. 벗들과 우정을 나누라. 향기로운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라. 훌륭한 예술 감상의 기회를 놓치지 마라. 숲속을 걷고 숙면을 취하라. 일상의 조촐한 기쁨을 배제하면 행복도 줄어든다. ( 본문 110, 111 페이지 중에서 인용 )
에크하라트는 이렇게 썼다. "많이 소유할수록 적게 지니게 된다."라고. 놀라운 역설이다. 영혼이 풍족함을 구한다면 적게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무소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발적 가난에 들려는 사람들이다. 적게 가짐으로써 소유가 만드는 불필요한 불행에서 자유로워지려고 한다. 그런뜻에서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썼다. "삶의 자연스러운 목적으로 단련된 가난은 커다란 재산이다. 그 반면에 무한한 재산은 무한한 가난을 뜻한다."라고 ( 본문 114 페이지 중에서 인용 )

일요일마다 얻는 자유는 얼마나 소중한가. 일요일에는 돈을 벌기 위한 직장과 업무의 수고에서 놓여난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게으름을 피우며 빈둥거릴 수 있는 자유를 , 아침에는 낮잠을 자고 한낮에는 맥주를 마시며, 야외 의자에 앉아 앙리 미쇼의 시집을 읽을 수 있는 자유를, 서교동의 카페들을 기웃거릴 수 있는 자유를, 망원동 너머 한강으로 나가 해 질녂 노을 빛에 젖어 가는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는 자유를, 누구의 허락도 받을 필요도 없이 이 모든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일요일은 온전하게 우리들의 것이니까, 이 모든 자유가 가능하다.
( 본문 122, 123 페이지 중에서 인용 )
3장
단순한 삶에서 더 나아가 고독하고 자유롭게 이 지구환경의 많은 것을 즐기고, 삶의 본질에 다가갈 때 우리는 신체와 정신을 가진 인간으로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장석주 시인의 글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지치고 힘들어지는 사회의 경쟁 속에서 빠져 나와 나도 소소한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고 싶어진다.
혼자 막막하게 낯선 세계에 도착하는 여행자를 상상해 보라. 해는 저물고, 황혼의 붉은 빛이 거리를 비출 때 아는 이가 없는 낯선 도시에 여행자는 막 도착한다. 여행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불안을, 외로움을, 두려움을 가만히 만져보라.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태어나는 이 세계에서 나는 혼자다. 혼자라는 자각과 동시에 고독이 쇠꼬챙이처럼 날카롭게 정수리를 꿰뚫는다. 미처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나는 피도 나지 않는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찰나에 눈에서 눈물이 솟는다. 나는 깨닫는다. 고독하니까, 사람이다!
( 본문 139, 141 페이지 중에서 인용 )
풀잎에 맺힌 이슬은 함초롬하고, 빨래들은 잘 마르고, 잠은 달콤합니다. 여름에 이루어지는 이별의 예식들은 짧아야만 합니다. 여름은 생각보다 길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와 추분 사이에서 황국과 뱀들의 전성시대는 짧게 끝나고 나무들은 저마다 제 발등 아래에 유순한 그림자들을 키우겠지요. 뜰안 대추나무 가지마다 매달린 대추들에 붉은 빛이 감돌겠지요. 그리고 곧 동지의 밤들이 서리와 초빙과 첫눈을 몰아오겠지요. 오늘밤도 당신에게 숙면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 본문 150 페이지 중에서 인용 )

걷기는 하늘과 태양과 바람을 가슴으로 품는 일이고, 빛으로 가득 찬 누리속에서 자유와 고요함 속에서 몸을 끌고 나아가는 활동이다. 전진의 리듬에 존재를 내맡기는 이 무보상적 행위를 통해 얻는 것은 전적으로 무해한 기쁨이다. 날마다 하루의 일부를 쪼개 걷기에 나서는 것은 그것이 내면을 기쁨으로 채우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 활기찬 활동은 귀한 시간을 쪼개서 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걷기는 존재의 충만한 경험이고, 자기 성찰의 계기적 시간이며, 살아있는 기쁨을 오롯한 기쁨으로 만끽하는 기회인 까닭이다. 걷고 나면 무겁던 몸의 감각은 살아나고, 둔중하던 기분은 훨씬 가벼워지며, 마음은 환희로 가득찬다. ( 본문 174 페이지 중에서 인용 )
꿈은 욕망도 망상도 아니다. 꿈은 미래 비전이다. 그러니 작은 꿈이라도 상상력이라는 자양분을 주어 꿈을 키워라. 당신이 정성을 다한다면 꿈은 쑥쑥 자라난다. 꿈은 당신의 삶을 지탱해 주고, 당신의 성장을 돕는다.
( 본문 183 페이지 중에서 인용 )
파스칼이란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지. "우리는 자신의 존재 안에서 누리는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상상의 삶을 갈망하며, 이러한 목적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이 상상의 존재를 흠모하고 보존하며, 실재를 무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왜 내 삶에 만족하지 못했을까? 나는 왜 있지도 않은 상상의 존재를 흠모하느라, 눈앞에 있는 실재들을 가볍게 여겼는가?
( 본문 196 페이지 중에서 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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