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구 끝의 온실
지은이 : 김초엽
출판사 : 자이언트 북스
초판 발행일 : 2021년 8월
지금부터 100년 후의 지구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흥미로운 상상 속의 미래로 우리를 초대하는 책이 있다. 바로 한국과학문학상 수상경력이 있는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 이다.
사람들의 실수로 더스트폴이라는 재해가 발생하여 더 이상은 보통 인간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무정부 상태에 식량부족, 환경파괴, 그리고 그 속에서 나름대로 살길을 찾아가는 사람들. 절망적인 상황에서 서로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지구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다.
흔히 SF 소설에서는 지구가 파괴되면 우주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지구 그 자체, 특히 생명력이 강한 식물에서 지구의 생존을 회복시켜준다는 설정이다. 이야기의 구성도 재미있다. 2130년에 식물학자로 일하는 아영이 우연히 발견한 모스바나라는 식물 종을 탐구하면서 알게 되는 과거의 이야기이다. 2130년에 아영은 다시 재건된 지구에 살고 있지만 과거 수십년간 지구는 파괴되고 큰 고난이 있었다. 어떻게 지구가 다시 재건 되었을까?
여러 사람들의 힘과 노력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모스바나라는 생명력 강한 식물이 있었다. 파괴된 지구를 재건시키고, 더스트를 해체시키는 능력을 가진 강력한 식물 덕분에 지구가 재건되었다는 사실을 서서히 알게 되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재미있는 설정이다. 하지만 실제적이기도하다. 언젠가 과학 잡지에서 읽은 바에 의하면 지구의 숲은 자체 재생 능력이 있어서 완전히 파괴되어도 100년 정도 그냥 두면 다시 재생하여 숲을 이룬다고 한다. 그렇게 생명력이 강한 자연이라니 정말 놀랍다. 이 책에서는 바로 모스바나라는 가상의 생명력 강한 식물이 지구를 구한다.
하지만 스토리라인 사이에, 사람들 사이의 협조와 노력, 그리고 사람과 사이보그 로봇 사이에 감정의 교류, 결국은 사랑이라는 결속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아갈 수 있었다는 암시를 준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된 흥미로운 소설을 읽어 보기 전에 책 속의 몇 개의 구절만 읽어보자.
1장 모스바나
창밖은 비바람으로 밤새도록 요란했지만 아영은 악몽을 꾸지 않았다. 대신 무성히 자란 풀들에 뒤덮인 돔 마을이 등장하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아영은 더스트 시대의 여행자였고, 돔 밖에서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었다. 잠시 눈을 떴을 때 아영은 침대 앞 안락의자에 않은 이희수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어쩐지 이희수가 이 집이 아니라 아주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본문 79 페이지 중에서 인용)
2 장 프림 빌리지
온실로 가까이 갔다가 지수 씨와 레이첼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은 적도 있었다. 누군가 들어서는 안될 대화라면 그렇게 대놓고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어쩐지 엿듣는다는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다. 두 사람은 식용작물들에 대한 학술적인 토론을 열띠게 벌이다가, 온도 유지 장치와 냉각기를 점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어색해지곤 했다. 나는 둘 사이에 어떤 불균형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 본문 191 페이지 중에서 인용)
3장 지구 끝의 온실
무릎을 굽히자 덩굴들이 몸에 닿았다. 아영은 땅에 손을 뻗어 흙의 감촉을 느꼈다. 고개를 숙여 바닥에 귀를 댔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풀들의 냄새를 맡았다. 언덕 위로 내려앉는 옅은 어둠속에서, 아주 오래된 감각들이 아영을 끌어 당겼다. 이제 아영은 이곳에 있었을 누군가의 안식처를 그려볼 수 있었다.
(본문 385 페이지 중에서 인용)
신선한 SF 소재의 미래 소설이지만, 인간이 추구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지구와 자연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 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소설이다. 교훈이 있는 소설이지만, 시종일관 흥미로운 장면이 펼져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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