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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언어의 온도_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

by skybluereadingbook 2025. 4. 14.
제목 : 언어의 온도
지은이 : 이기주
출판사 : 말글터
초판 발행일 :2016년 8

 

 
섬세하지만 깔끔한 글을 쓰는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는 제목만 읽어도 그 내용을 감지 할 수 있었다.  마음 깊숙이 꽂힌 언어는 지지 않는 꽃이며 우리는 그 꽃을 바라보면서 위안을 얻는다는 작가의 시작하는 말처럼,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말의 힘을 알기에,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라는 책을 읽고 싶었다. 
언어의 온도는 여러번 읽어 보면 좋은 책이다.  그것도 정기적으로 말이다.  이책을 한번 읽어보고나서, 나의 언어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시니컬하게 말을 꽂아 던지는 습관을 고치고자 노력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옛날의 언어습관을 유지하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사람이라는 것이 습관을 한번에 고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순간의 온도에 맞는 말을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책을 여러번 읽어보자. .   

 

소소하지만 다양한 작가의 에피소드가 말, 글, 행동이라는 각각의 장에서 아름다운 문장으로 펼쳐지는 이 책은 어느 장을 펴서 읽어도 잔잔한 교훈을 음미할 수 있는 작은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나의 언어와, 글과 행동들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생각할 시간을 준다.  책속의 인상적인 문장들을 잠깐 음미해보자.  

 

001 말, 마음에 새기는 것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떄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은 내 언어의 총량에 관해 고민한다.  다언이 실언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으려 한다. 
( 본문 30페이지 중에서 인용)

 

 

상대에 대한 앎이 빠져있는 위로는 되레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대의 감정을 찬찬히 느낀 다음, 슬픔을 달래 줄 따뜻한 말을 조금 느린 박자로 꺼내도 늦지 않을 거라고 본다.  
(본문 70 페이지 중에서 인용)


002 글, 지지 않는 꽃

 

그리움을 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다흘 수 없는 인연을 향한 아쉬움, 하늘로 떠나보낸 부모와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 같은 것은 마음속에 너무 깊게 박혀 있어서 제거할 방도가 없다.  채 아물지 않은 그리움은 가슴을 헤집고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그러다 그리움의 활동 반경이 유독 커지는 날이면, 우린 한 줌 눈물을 닦아내며 일기장 같은 은밀한 공간에 문장을 적거나, 책 귀퉁이에 낙서를 끼적거린다.  그렇게라도 그리움을 쏟아내야 하기에.  그래야 견딜 수 있기에...
(본문 116 페이지 중에서 인용)



기다림은 그런 것이다.  몸은 가만히 있더라도 마음만큼은 미래를 향해 뜀박질하는 일.  그렇게 희망이라는 재료를 통해 시간의 공백을 하나하나 메워나가는 과정이 기다림이다.  그리고 때론 그 공백을 채워야만 오는 게 있다.  기다려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있다.  ( 본문 163 페이지 중에서 인용)

 

003 행, 살아있다는 증거

 

그리고 어쩌면 활활 타오르던 분노는 애당초 내 것이 아니라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서 잠시 빌려온 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라는 냉각기를 통과해서 화가 식는게 아니라, 본래 분노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간 것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빌려온 것은 어차피 내것이 아니므로 빨리 보내줘야 한다.  격한 검정이 날 망카트리지 않도록 마음속에 작은 문 하나쯤 열어 놓고 살아야겠다.  분노가 스스로 들락날락하도록, 내게서 쉬이 달아날 수 있도록.  ( 본문 233 페이지 중에서 인용 )

종종 공백이란 게 필요하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무언가 소중한 걸 잊고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 우린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어야 한다.  공백을 갖는다는 건 스스로 멈출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제 힘으로 멈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홀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그러니 가끔은 멈춰야 한다.  억지로 끌려가는 삶이 힘겨울수록, 누군가에게 얹혀가는 삶이 버거울수록 우린 더욱 그래야 하는지 모른다. 
( 본문 248 페이지 중에서 인용)